본문 바로가기

▲여행 [ Field Trip ]/▷한국여행 [Korea ]

4월에 들렀던 대구 이월드

[ Field Trip In Korea ]

World In Camera




  태국에서 놀러 온 친구와 함께 대구를 둘러보는 세번째 날입니다. 4월 초에 방문하면 꽃샘추위로 벚꽃을 못볼 때가 많은데 올해는 일주일이나 빠른 개화덕분에 이미 남쪽지방과 대구는 4월초가 되자 여기저기 꽃내음이 가득했어요. 요즘은 꽃 개화 시기를 맞춰 축제가 많이 진행됩니다. 대구도 4월부터 많은 축제가 있는데, 저희는 대구 이월드(E-World)의 벚꽃 축제를 구경하기로 했어요.




사라진 천연 놀이터


  초등학교까지 저는 이 근처에 살았어요. 그 당시엔 이곳은 대구타워가 우뚝 솟아있고 주변은 허허벌판에 언덕뿐이었어요. 봄, 여름에는 올챙이와 개구리를 잡고, 가을에는 잠자리를 잡고, 겨울이 되면 친구들과 비닐포대를 끌고 언덕에 신나게 눈썰매를 탔어요. 모든게 공짜였었죠. 그런데 어느날 출입금지란 표지판이 세워지곤 거대한 중장비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우린 우리의 천연 놀이터를 잃어버렸어요.


▲ 제약없이 뛰어 놀던 천연 놀이터가 주차장이 되어버린..



나름 우방타워랜드 연간회원의 초기 멤버에요


  천연 놀이터가 없어진 자리에 우방랜드가 세워졌어요. 지금은 이월드라 부르지만 처음 완공때는 '우방타워랜드'라 불렀답니다. 공짜로 들낙거리던 공터는 주차장이 되고, 다양한 곤충이 살던 자리는 거대한 놀이기구들이 움직입니다. 1년 자유이용권을 구매해 정말 학교만 끝나면 달려갔어요. 당시 연간 회원권이 3만원이었는데, 비오는 날을 빼곤 매일 갔으니 본전을 뽑고도 남은셈이죠:)


▲ 지금은 이월드지만, 저희 세대는 여전히 우방랜드입니다.ㅎㅎ



입장료인데 비싼감이 있어요


  고등학생 이후 처음 방문하는 이월드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입장료 가격이었어요. 단순 입장을 하기 위한 요금이 2만3천 원이라니... 하루 자용 이용권은 4만원이 훌쩍 넘는데, 정말 어릴때 놀이기구를 실컷 타길 잘했다는 안도감이 밀려옵니다. 놀이기구를 타지 못하는 친구도 자유이용권은 필요없어 저흰 입장료만 구매했어요. 입구를 통과해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니 수많은 우산이 메달린 우산길이 나옵니다. 빨간우산과 파란우산이 나열된 우산길은 역시 사진포인트가 되는데, 야간에 불이 들어오면 더 예쁘니 야간까지 계시는 분들은 야경도 구경해보세요:) 


▲ 우산의 디자인은 매년 다르던데, 올해는 빨강과 파랑의 조합이네요


▲ 낮에도 예쁘지만, 야간에 우산마다 불이 들어오면 더 예뻐요



  요즘은 굳이 놀이기구를 타지 않아도 놀이공원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그러다보니 새로 건설되는 테마파크들은 입장권만 있어도 공원의 반은 즐기고 나올 수가 있더라구요. 입장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다 생태 체험관이 있는 것을 알고는 그쪽으로 향했어요. 비록 장소도 적고 동물의 종류도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있는 가족은 들르기 좋은 곳이더군요. 새들이 모여있는 체험관에서는 2천원에 새모이를 구매해 모이를 줄 수 있는데, 모이 봉투를 뜯자마자 수십마리의 새들이 모여듭니다. 열심히 모이를 먹는 새들과 함께 열심히 사진을 찍어봅니다.








야경을 담아 봐요


  오랜만에 어린 시절의 추억에 빠지며 랜드를 돌다보니 어느 덧 노을이 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하얀 구름 사이에서 조금씩 붉게 물드는 푸른 하늘을 보며 잠깐 휴식을 취했어요. 딱히 놀이기구를 탄것도 아닌데, 그저 공원을 돌아본 것만으로 이렇게 지치다니... 예전엔 어떻게 쉬지도 않고 매일 이곳을 뛰어다녔는지, 놀이기구를 타겠다는 어린 시절 저의 열정이 괜히 대견스럽네요ㅎㅎ 




일몰 시간에 맞춰 랜드에는 조명이 일제히 켜졌고, 이제부턴 야간 타임입니다. 하지만 4월초 대구의 밤은 생각보다 쌀쌀했고, 이날은 바람도 꽤 불었어요. 그래서 저흰 야외를 걷는 대신 83타워의 전망대에 올라가기로 했어요. 대구의 상징인 83 타워, 예전에는 대구타워였는데 몇 해전 83타워로 변경되었어요. 30년 가까이 친근히 부르던 명칭을 다른 것으로 부르려니 굉장히 어색하지만, 그에 맞춰 가야죠. 그리고 바뀐 이름은 많이 불러줘야 잘된다니 많이 많이 불러줘야죠.ㅎㅎ




83타워 방문으로 마무으리


83타워의 전망대는 77층에 있는데, 입장권만 구매한 저흰 전망대 관람비용 10,000원을 내고 오를 수 있었답니다. (이것도 패키지가 따로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저흰 전망대에 간다 했었는데 직원분이 알려주지 않더군요) 전망대는 77층이지만, 방문객은 76층 기획 전시회까지 함께 방문할 수 있어요. 저희가 방문했을 땐 미술 전시회가 있었는데, 대구의 야경과 전시된 작품들을 잠깐 감상해봅니다.






  어릴적 방문할 땐 굉장하고 화려했던 랜드였던 것이 기억에 남았는데, 15년만에 방문한 이번은 그런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요즘은 이보다 더 크고 화려한 테마파크가 많아진데다, 이름까지 바뀌어 더욱 낯설게 느껴진 것도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저도 나이를 먹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ㅎㅎ 하지만 그때가 좋았다고 과거만 그리워하고 살수는 없죠.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고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며 지내는게 우리의 삶이 아닐까요, 혹시 모르죠. 앞으로 몇 년 이내, 이월드란 이름이 익숙해지고 워터파크와 새로운 놀이기구로 더욱 웅장한 테마공원이 될지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