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독서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 Reading a Book ]

World In Camera




오랜만에 제가 좋아하는 <김민식> 작가님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6년 전 이분의 글을 읽고 영상제작자의 꿈을 꿨고, 그리고 지금은 영상 제작을 넘어 인생의 멘토가 되신 작가님이세요. 사실, 김민식PD라는 말이 익숙하지만, 이제는 책을 4권이나 쓰신 작가님이세요. 블로그의 재미, 영어의 재미, 인생의 재미를 알게 해준 김민식 작가님의 네 번째 주제는 <여행>입니다. 



  저는 스무 살에 영어 공부하기를 마음 먹고 통역 대학원 졸업할 때까지 10년 동안 공부했습니다. 서른 살에 MBC에 입사해서 10년간 예능  PD로 살았고, 마흔 살에 드라마 PD가 돼서도 쫓겨나기 전까지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쉰 살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니, 적어도 10년은 열심히 책을 쓰려고 합니다. 선택을 자꾸 번복하면, 결심만 잦을 뿐 실행력이 약해집니다. 한 가지 선택을 했다면 10년 동안 꾸준히 해야 그 선택이 대운이 되는 게 아닐까요? 누구나 살다가 넘어질 수 있어요. 문제는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입니다. (32쪽)


김민식 작가님의 책은 추상적이기보단 언제나 본인의 경험이 담긴 이야기가 많습니다.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쉬운 어휘와 문장을 많이 사용하죠. 여기에 단순한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경험 속에서 배운 교훈과 인생관을 항상 덧붙이기에 책은 재미와 함께 교훈을 전해줘요. 그것이 작가님의 스타일이에요.




평범한 일상도 새롭게 보는 눈이 필요하다.


  MBC가 있는 여의도에 있던 시절, 벚꽃 축제 시즌이 되면 사람도 붐비고 차도 많이 막혀서 고생이 심했어요. '나는 일하느라 힘들어 죽는데, 놀러 온 사람들 때문에 길이 막이네?' 하고 짜증이 나기도 했지요. 봄에 꽃이 피는건 자연의 섭리요, 예쁜 걸 보고 싶어하는 건 인지상정인데 말이지요. 어느날 막히는 차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남들은 멀리서 보러 오는 여의도 벚꽃, 나는 퇴근 때마다 볼 수 있잖아?' 그래서 매일 출근길에 여의도를 빙 돌아 걸어봤어요.


하루는 대방역에서 63빌딩을 지나 출근하기도 하고, 하루는 국회의 사당역에 내려 여의도 공원을 가로질러 가기도 하고요, 그렇게 매년 여의도 벚꽃놀이를 즐기다 보니 이젠 봄이 오는 게 기다려집니다. (37~38쪽)


저 역시 가끔 기분전환을 한다며 새로운 풍경을 찾아 돌아다닐 때가 많았어요. 작가님의 글을 읽고 생각해 봅니다. 정작 내 주변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데 매번 멀리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주변이 달라질 수 있는고, 새로운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이 생각을 하기엔 아직 전 모자란가 봅니다.




다양한 여행 속에서 삶을 배워요


  국내여행부터 해외여행, 그리고 자전거여행까지 50년간 작가님이 다니신 여행기가 이 책의 주 내용입니다. 화려한 휴가만이 여행이 아니에요. 동네 산을 가는 것도, 둘레길을 도는 것도 작가님에겐 여행이고 배움의 장소입니다. 특히, 가족과 여행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하게 되는 구절은 작가님의 인생관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해요.


네팔에 있는 2주 동안 해가 떨어지면 잠자리에 들고, 해 뜨고 사방이 훤해져야 일어났어요. 아이는 매일 꼬박 열두 시간씩 잤어요.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민지는 한국에서 밤 11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들어요. 일주일에 세 번 가는 수학 학원은 수업 끝나는 시간이 밤 10시에요. 학원 다녀와서 숙제하고 누우면 밤 11시가 넘습니다. 학교에 가려면 아침 7시에는 일어나야 하고요. 민지에게 네팔은 부족한 수면을 채우는 곳이었어요.


아이랑 여행을 다니며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아이는 부모 맘대로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요. 똑같은 걸 봐도 부모가 느끼는 거랑 아이가 느끼는 건 다를 수 밖에 없어요. 2주간 아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 것, 어쩌면 그게 아빠로서 얻은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208쪽)




여행의 페러다임을 바꿔보세요


  작가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이런 여행도 가능하구나!'는 생각이 들 때마 많아요. 같은 장소임에도 작가님이 겪는 여행은 제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방법일 때도 있었어요. 관광이 아닌 여행을 떠나는 작가님의 여행 비법을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책을 읽는 동안 많이 했어요. 다음엔 이런 여행을 해봐야겠다는 기대감으로 책장을 한 장씩 넘겨봅니다.


예전에 인도 네팔 배낭여행 갔을 땐, 한 달 동안 채식만 했어요.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저도 소고기 요리를 시키지 않았어요. 요리사가 먹지 않는 음식은 저도 안 먹습니다. 네팔은 전기 사정이 나빠 정전이 잦은 나라예요. 냉장고가 자주 꺼지기에 고기가 상할 수도 있는데, 힌두교도 요리사는 고기가 상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요. 그곳 사람들이 평생을 먹지 않고도 산다면, 저도 한 달 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요. 대신 다양한 난과 카레, 달밧에 맛을 들평범한어요. (134쪽)




좋고 나쁨, 모두가 여행이고 인생이에요


  여행을 가게 되면 언제나 좋은 것만 보고 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마치 '나는 여행에서 이렇게 잘 놀았다'는 스스로의 위안인 것이죠. 그런데 여행에선 항상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아요. 때론 길을 잘못 들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후에 여행기를 쓸 때 이런 부분은 빼고 쓰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런 것 역시 여행에서 겪는 경험이고 배움인데 그것을 모른 척 하려 했었어요.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님의 글귀로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생로병사가 모두 모여 인생인데, 앞의 좋은 것만 취하고 뒤엣것은 버린다는 건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 않을까?"


여행도 그렇습니다. 좋은 날씨, 좋은 경치만 쏙 빼먹고 내뺄 순 없어요. 여행에서 고난이 닥치면 깨달음이 오고 배움이 생깁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달립니다. 인생이든 여행이든, 오는 대로 받아들이려고요. (2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