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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Field Trip ]/▷ 해외여행 [ World ]

태국, 제비와 함께 사는 사람들

[ Field Trip In Thailand ]

World In Camera


▲ 어서와, 이런 제비는 처음이지?



  "흥부가 제비다리를 고쳐주니 제비가 박씨를 물어왔더라. 씨를 길러 박을 잘라보니 금은보화가 가득해 흥부는 부자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동화 흥부놀부 이야기입니다. 정말 제비가 물어준 박씨에서 금은보화가 나올지 기대를 해보지만 어디까지나 전래동화일뿐 실제론 그럴수 없죠. 하지만 태국에선 이 제비덕분에 돈을 버는 마을이 있어요. 제비가 박씨를 물어주진 않지만, 제비가 사는 집 <제비집>으로 돈을 번다는 마을이 있어 취재를 다녀온 적이 있어요.




작고 조용한 마을 , 나콘시 탐마랏


  태국의 방콕에서 남쪽으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30분 가량 이동 후, 다시 자동차로 2시간을 이동해야 나오는 마을 <나콘시 탐마랏>. 넓은 강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인 집들을 보면 방콕의 어느 시골마을과 다를 것이 없는 작은 마을이에요. 화려한 네온사인과, 고층빌딩이 가득한 수도와 달리, 관광객 한 명 볼 수 없는 조용한 도시에요. 


▲ 수도 방콕에서 꽤 멀리 떨어진 마을 나콘시 탐마랏.



2년간 태국 방콕에서 카메라기자로 근무하며 누린 혜택 중 하나는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를 방문했다는 것이었어요. 태국, 네팔, 베트남, 필리핀, 동티모르까지 동남아시아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죠. 다만, 방문의 90%는 사고 현장이며, 때론 정보성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시골에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유명관광지는 잘모르지만, 현지인들과 어울려 함께 지내고 그들의 생활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 중간에 강을 두고 두 마을이 서로 교류를 하고 있어요



나콘시 탐마랏 마을은 자동차와 매연으로 얼룩진 방콕과 달리 한적한 시골입니다. 방콕에선 차를 피해다니느라 바쁜데 이곳에선 그럴일이 없어요. 이 작은 마을에서 제비 농장을 어떻게 찾을지 고민했었는데, 현지 가이드가 제비 농장이라는 것은 없답니다. 제비는 농장이 아닌 마을 건물에 집을 짓는다며 손으로 길거리를 가리켰어요.


▲ 다른 곳 보다 더욱 사람의 향이 느껴지는 마을이에요.



제비가 사는 건물, 제비 콘도


  가이드의 손을 따라 가보니 마을 곳곳에 5~7층 높이의 높은 건물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2,3층의 건물이 대부분인 마을인데 군데군데 세워진 높은 건물들의 꼭대기은 창문이 없더군요. 바로 이곳이 제비들의 아지트라 합니다. <제비 콘도>라 부르더군요. 제비 콘도의 창문을 유심히 보고 있으니 제비들이 재빨리 창문을 드나드는 것이 보입니다.


▲ 건물 옥상위로 날아다니는 제비들


▲ 창문과 문을 제비들이 열심히 오고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고급 음식중의 하나라 불리는 <제비집 수프>. 특히, 자연산은 접하기 힘든데다, 가격도 비싸 마음껏 먹기는 어려운 음식이에요. 그렇다고 강제로 제비를 가두다 키울 수는 없데요. 제비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시는 그곳에 집을 짓지 않을 만큼 까탈스러운 녀석이기에 이런 제비에서 나온 제비집 수프는 더욱 희소성이 높은 음식 중의 하나인 것이죠.  


하지만, 고작 몇마리의 제비만 보이는데 이 적은 수의 제비로 어떻게 고수익을 낸다는 것인지... 저희가 의심스런 눈으로 건물을 바라보니 가이드가 눈치껏 부가 설명을 해줍니다.


"지금은 낮이라 제비가 적어 저녁이 되어야 제비가 돌아오고, 새벽이 되면 나가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 나와야 해"


낮시간에는 대부분 제비는 아침 일찍 출근해 바깥일(?)을 보고 퇴근 시간이 되어야 건물로 돌아온다는군요. 사람의 삶과 똑같은 패턴을 가진다니, 동물도 바쁜 삶을 살구나... 동물이든 사람이든 삶은 모두 똑같다는 것을 제비를 통해 배웁니다. 결국 많은 수의 제비를 보기 위해 해질녘과 새벽에 맞춰 다시 나오기로 합니다.


▲ 마을 곳곳에 세워진 이 건문들이 모두 제비를 위한 건물이라네요!



제비도 출퇴근을 해요


"지금 나가야 많은 제비를 볼 수 있어! 서둘러!!"


숙소로 들어와 쉬고 있던 중 현지 가이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제비들이 이제 퇴근(?) 중이라는군요. 얼마나 다급하게 부르던지 허겁지겁 숙소 밖으로 나오니 눈 앞으로 검은 물체들이 휙휙 지나갑니다. 수많은 제비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마을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 밤이 되자 수 많은 제비가 밤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어요.


▲ 밤이 되어도 쉼 없이 오고가는 제비들



살면서 이렇게 많은 제비떼를 본 적이 없어요. 마치 귀성길을 연상시킬 정도로 수많은 제비가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길 반복합니다. 건물의 창틀이란 창틀에는 제비로 가득합니다. 가만히 우리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 마저 들 정도로 익숙하게 마을을 차지한 제비들이에요. 


▲ 건물 난간에는 제비들이 모두 자리를 선점(?) 했다는?!



▲ 어서와, 이런 제비는 처음이지?


이렇게 밤에 돌아온 제비는 모두 각자의 건물로 들어가 집을 짓기 시작한다 합니다. 도대체 어느정도의 집을 짓는 것인지... 첫째날은 제비들의 대이동만 잠깐 구경하고 다음날 건물 내부를 들어가보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