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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Field Trip ]/▷ 해외여행 [ World ]

2015네팔지진, 카트만두 탈출 작전

[ Field Trip In Nepal ]

World In Camera




  몇 달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규모 6.4, 7.1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에 속해 있어, 더 큰 지진이 올것이라는 불안감이 미국에 감돌고 있어요. 문득, 2015년 네팔 지진현장 취재를 다녀왔던 일이 떠 오릅니다. 폐허가 된 마을부터 사라진 문화유산 등 네팔 지진의 여러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었는데, 하루는 수도를 떠나는 사람들을 취재했었습니다.




흉흉한 소문이 퍼지는 카트만두


  지진 발생 4일째, 수도 카트만두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도로가 꽉 막혔습니다. 문을 꼭 닫고 있던 상점들도 하나, 둘씩 영업을 시작해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었죠. 하지만 여진에 대한 공포와 사망자들로 인한 또 다른 소문이 수도 카트만두 곳곳에 퍼지기 시작합니다. 전염병의 창궐,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카트만두 곳곳에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이었죠. 부정적인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더이상 카트만두가 안전한 곳이 아님을 느낀 사람들은 "2차 재앙"을 벗어나기 위해 카트만두를 잠시 떠나기로 합니다.


▲ 지진에 대한 공포로 사람들은 잠시 카트만두를 떠나기로 합니다.



카트만두 탈출 대작전


  몰려든 피난민으로 카트만두 도심과 버스 터미널은 교통체증이 발생합니다. 피난민들은 버스를 타 보려 하지만 좌석은 커녕, 표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이미 정가의 4~5배 되는 암표도 구하기 어려웠어요. 혹여나 자리가 있을까 사람들은 버스정류장을 떠나지 못한채 바닥에 앉아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려 봅니다.


▲ 버스를 기다려 보지만, 버스는 발디딜 공간조차 없어요.


▲ 혹시 버스가 있을까, 버스정류장에 피난 봇짐을 내려둔채 버스를 기다려 봅니다.



  어떤 이들은 버스 지붕으로 기어 올라 버스를 타고 카트만두를 떠나려 합니다.정말 '탈출'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는 순간이에요. 조금이라도 빨리 카트만두를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위험한 행동은 계속 이어졌어요. 위험한 행동이 이어지자 경찰이 사람들을 제지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이제는 버스를 타려는 사람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의 실랑이가 오갔고, 터미널은 살벌한 기운이 감돌기도 합니다.


▲ 버스에 자리가 없자 사람들은 버스 지붕에 올라타기 시작했어요.


▲ '카트만두 탈출'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상황들이었어요.


▲ 시민들의 위험한 행동을 제지하는 경찰과 시민사이에 실랑이도 벌어졌어요.



현장의 모습을 담는 것이 카메라맨의 역할


  사건, 사고 현장에서 카메라 기자는 눈앞의 상황에 안타까워 하기 보다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야 해요. 물론, 매정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현장의 모습을 뉴스로 내보내 전세계에 알리는 것이 기자들의 역할이에요. 그럴수록 네팔은 세계의 도움을 빨리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거짓적인 연출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에요.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담는 것이 카메라 기자가 해야할 일인 것이죠.


▲ 현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카메라기자의 역할이에요.


가끔 TV에서 네팔에 대한 영상이 나올 때가 있어요. 지진 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네팔이지만, 저에게 네팔은 여전히 지진에 대한 기억뿐이에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히말라야, 그리고 여유가 있는 관광지의 모습을 느끼지 못한 아쉬움도 사실 남아있죠.


하지만, 누구보다 지진의 무서움과 피해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 그들과 함께 겪은 그 순간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고 또 계속 생각나겠죠. 그래서 네팔에 관한 영상이나 소식이 나오면 집중해 보게 되는지도 몰라요. 오늘도 무탈히 지나간 하루를 감사히 여기고, 또 새로운 희망찬 하루를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