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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Field Trip ]/▷ 해외여행 [ World ]

밀림 속 무릉도원, 우붓 뜨그눙안 폭포

  20m의 높이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를 보고 있으니 잠깐이나마 인도네시아의 더위가 잊혀진다. 아름다운 해변과 아기자기한 리조트만 생각했던 발리에 녹음이 우거지고 이렇게 폭포를 만날 수 있다니... 새삼 몰라도 너무 모른 나의 '무식함'에 부끄러워진다. 울창한 밀림과 드넓은 라이스 필드가 펼쳐진 우붓 여행의 첫 코스, [뜨그눙안 폭포]를 잠깐 둘러본다.




새로움을 알려준 우붓 여행


  오전 8시, 예약했던 렌터카를 타고 발리 섬의 중부지역인 우붓으로 향했다. 덴파사르에서 한 시간 정도에 위치한 우붓은 내가 머릿속으로만 떠올리던 발리와는 느낌이 전혀 다른 곳이다. 붉은 노을과 푸른 해변 대신 밀림을 연상시킬 정도로 가득 찬 나무들과 드넓은 라이스 필드가 섬의 중심을 가득 채운다.


미술과 수공예의 도시라 불리는 우붓은 수공예의 도시답게 도심에는 예술작품이 곳곳에 널려 있다.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즉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미술에 문외한 나에겐 그저 나무 조각으로만 보일 뿐이었던 작품들. 그래도 예술가들 사이에서 우붓은 꽤나 유명한 도시로 손꼽히는 곳이다.


물론, 여행객에도 인기가 좋은 곳이기도 하다. 화산트레킹, 밀림 투어 등 시원한 바다 대신 밀림 속에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즐기려는 여행객들에게는 이만한 여행지는 없는 듯하다. 그야말로 해상, 육상 투어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섬, 이곳이 발리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뜨그눙안 폭포



밀림속의 무릉도원, 뜨그눙안 폭포


  숙소에서 한 시간 정도를 달리자 첫 번째 코스인 뜨그눙안 폭포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관광객이 다녀간 덕분인지 운전기사는 주차장의 한 곳에 능숙히 차를 주차한 뒤 우리에게 '한 시간의 자유 시간'을 선사했다. 차에서 내리니 저 멀리서 나지막이 폭포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먼저 폭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 뜨그눙안 폭포를 잠깐이나 바라본다.


사실, 우붓의 큰 폭포라 해도 그렇게 대형 폭포는 아니다. 약 20m의 높이에서 밀림 사이로 생성된 자연적 폭포. 만약 또 다른 폭포를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으니 아무런 기대 없이 방문하는 것이 좋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서 구경하다 오면 돼"


전망대에서만 폭포를 바라보던 우리에게 운전수는 내려가 놀다 오라며 폭포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알려준다. 전망대에서 폭포 쪽으로 길게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5분 정도 걸으니 조금 전 위에서 바라보던 폭포가 우리의 눈앞에 등장했다.


전망대에서 폭포까지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폭포의 모습을 감상한다.



괜찮아, 자유인이잖아.


  약 20m의 높이에서 시원스럽게 떨어지는 물이 수면에 부딪힐 때마다 큰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진다. 바로 옆 친구와 이야기를 하려 해도 소리를 꽥꽥 질러야 하는 상황. 그래도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이 살결에 닿을 때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끊임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있는 우붓, 이런 모습이 발리와 어울린다는 상상조차 못 했던 발리 여행. 백문불여일견이라...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경험만큼 중요한 것은 없나 보다. 역시 여행의 재미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한동안 멍하니 폭포를 쳐다보고 있는데 옆에 있던 서양 친구가 갑자기 옷을 훌러덩 벗더니 폭포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다. 수영복과 액션캠까지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단단히 준비해 온 모양이다. 폭포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다보니 단숨에 폭포의 중심까지 걸어 들어가 몇 번이나 물속을 들어갔다 나오며 사진찍기에 열중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수영복은 커녕 슬리퍼조차 준비하지 않았던 나는 그저 멀리서 친구의 모습을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볼 뿐...


'난 임마, 지금 네가 가장 부럽다'


매번 여행을 떠날 때 마다 이런 경험을 겪었던 나. 유럽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다 보면 친구들의 속옷은 수영복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구경하다 물을 만나면 지체 없이 입고 있던 옷을 훌렁 벗고 물속으로 뛰어들던 친구들. 반면, 대부분의 (아마 90%는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시아 여행객들은 그저 멀리서 풍류를 감상하고 눈으로 즐기는 여행을 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문화와 생활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때론 이런 친구들의 모습이 부러운 경우도 많다.


나 역시 몇 번이나 생각은 하지만 결국, 실행은 옮기지 못했던 경우가 대부분... 가끔은 그대들의 모습이 부러울 뿐이었다.


폭포 아래에서 잠깐이나 여유를 즐겨본다.


수영복에 액션캠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여행 온 우리의 친구.



폭포를 맴돌다


  물속에서 정신없이 놀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슬슬 배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너무 부러워서 안 되겠다. 자리를 옮겨야지'


애써 자리를 피해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얕은 물가를 지나 숲길로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사람들이 향한 곳은 폭포의 위쪽 지점. 뜨그눙안 폭포는 정면에서 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숲길을 따라 2층 지점(?)으로 올라 위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다 한다. 사람들을 따라 폭포의 상층부로 향하니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아래에서 볼 땐 그저 폭포만 보였지만 위에서 내려다본 폭포는 주변의 전경까지 모두 구경할 수 있었다. 그 바로 옆으로는 쉴새 없이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가 있어 사진을 찍기에 너무나 좋은 지점이었다. 시원함과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뜨그눙안 폭포, 이 정도면 첫 목적지로 꽤나 만족스러웠다. 절벽의 끝에 걸터앉아 잠깐이나 휴식을 취하며 폭포의 전경을 감상해본다.


폭포의 2층 지점(?)에 올라 잠깐이나 휴식을 취해본다.


폭포를 찍어보려므나.




  당일로 신청했던 우붓 투어의 첫 번째 코스였던 뜨그눙안 코스를 선택한 것은 꽤나 잘한 일이었다. 그나마 뜨그눙안 폭포가 이번 우붓 투어에서 가장 만족스러우면서도 가장 자유롭게 즐겼던 여행인 듯 했다. 다음 여행지부터는 사람들에게 많이 치이고, 불만이 생기는 부분도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어쨌든 다음 행선지에 대한 내용이니 지금은 뜨그눙안 폭포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중요 포인트.


밀림속에 숨은 여행 포인트, 뜨그눙안 폭포


우붓의 여행에서 뜨그눙안 폭포는 빠질 수 없는 코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뜨그눙안 폭포 위치 및 정보


- 위치 : Tegenungan, Sukawati, Kabupaten Gianyar, Bali, Indonesia
- 홈페이지 : tegenunganwaterfall.com
- 입장료 : 무료 (주차비 별도 2000~5000 루피아)
- 폭포 관람 시간 : 8AM - 6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