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 Field Trip ]/▷ 해외여행 [ World ]

바다의 신이 있는 그곳, 발리 울루와뚜 절벽

신들의 섬, 발리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70m 위의 절벽, 벼랑 끝에 조심히 올라 카메라에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한 번 담아본다. 경계가 어디인지도 모를 만큼 푸른 발리의 바다와 하늘을 보고 있으니 잠깐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듯하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무슨 욕심이 더 필요할까?'


마치 세상을 해탈한 스님처럼 감상에 빠져있는 동안 구름 사이로 붉은 해가 조금씩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붉은 석양과 푸른 바다의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는지... 어떤 표현으로도 충분하지 않은 지금 이 풍경이 나의 발리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발리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일몰을 보여줬던 발리의 명소 중의 명소, 울루와뚜 절벽.





발리의 실망감을 날려버린 울루와뚜 절벽


  여행을 다녀오면 많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현지 사람들의 정이 느껴지는 로컬 마켓부터 입에 착착 붙는 맛있는 현지 음식과 인생 샷을 남길 만큼 아름다운 풍경 등 다양한 추억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여행자를 그립게 만든다. 내게 발리의 울루와뚜 절벽은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그런 곳이었다. 해안 절벽에서 바라본 붉은 석양과 푸른 바다의 모습은 여전히 눈을 감으면 생생히 떠오르고 여행 동안 쌓인 피로까지 날려버릴 만큼 아름다웠던 곳인 울루와뚜 절벽은 내게 최고의 장소였다.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발리 섬의 남쪽에 있는 울루와뚜 사원(Uluwatu Temple)은 발리의 명소 중의 한 곳이다. 발리 지역의 스미냑과 꾸따 지역은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많지만, 여행 기간 모든 곳을 둘러보기엔 무리가 있어 그중 일몰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울루와뚜 절벽을 택했던 것이다. 70m 높이의 가파른 해안 절벽 끝에 세워진 사원과 주변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울루와뚜로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계속 났다.


다른 사원과 달리 울루와뚜 사원의 입장료는 정말 저렴했다. 1인당 20,000루피아 (한화 2천원)로 사원 방문의 필수용품인 샤롱은 '무료'로 대여해준다. 통행료, 입장료, 샤룡 대여료까지 따로 받던 어느 사원과는 확실히 대조적이다. 사실, 발리를 여행하면서 여러 사원을 방문했지만, 항상 뭔가 부족했고 불만이 쌓이기도 했다. 관광지로 변한 탓인지 비싼 입장료에 볼 것 없던 사원들은 내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런 내게 울루와뚜 절벽은 사과라도 하듯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여 준 것이 아닐까는 생각마저 들었다. 저렴한 입장료는 물론 해안 절벽 위의 풍경을 덤으로 볼 수 있는 울루와뚜 절벽은 발리 최고의 명소였다.


발리 명소 중의 한 곳인 울루와뚜 절벽




바다의 신을 모시다, 울루와뚜 사원


  샤롱을 두르고 입구에 들어서자 저 멀리 발리의 바다와 해안 절벽 위에 세워진 울루와뚜 사원이 눈앞에 나타났다. 기나긴 사람들의 행렬이 사원 쪽으로 이어져 우리 역시 그들을 따라 사원으로 향했다. 사원으로 가는 길은 해안 절벽을 따라 갈수도 있고, 큰 인도를 따라갈 수도 있다.


"사원으로 이동하는 길은 절벽 길 보다 인도를 따라 걷는 것이 훨씬 빨라, 절벽 길은 나중에 다른 절벽으로 이동할 때 이용하면 돼."

"다른 절벽?"

"응,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은 울루와뚜 사원이 있는 길인데, 맞은 편에 또 다른 절벽이 있어, 그 절벽 위에서 사원의 전체를 모두 볼 수 있어."


요가의 말에 따라 우린 인도를 이용해 사원으로 향했다. 양옆으로 무성히 자란 나무로 해안은 보이지 않았기에 우린 빠른 걸음으로 사원으로 향했고 어느덧 사원의 입구로 향하는 계단에 도착했다. 얼마 되지 않는 계단을 오르니 바다의 신을 모신다는 울루와뚜 사원이 나타났다.


  70m 높이의 해안 절벽 위에 세워진 작은 사원인 울루와뚜 사원은 11세기경 세워져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으며 발리의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바다의 신을 모시는 만큼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신성하게 여겨지는 사원인 울루와뚜 사원의 모습은 꽤 경건했다. 하지만 사원의 규모가 작다 보니 대부분 여행객은 빨리 구경을 끝내고 해안 절벽 길을 따라 다른 절벽으로 향했다. 우리 역시 사원을 잠깐 둘러보고 다른 절벽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해안 절벽 길을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


절벽 길을 따라 반대편 절벽으로 이동한다




해안 절벽을 따라 걷다


  저 멀리 요가가 말했던 또 다른 절벽이 보인다. 가파른 해안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길은 반대편 절벽까지 이어져 있었고 우린 그 길을 따라 넓게 펼쳐진 바다를 구경하며 걸었다. 사원으로 이동할 때와 달리 걸음 속도가 그렇게 빠를 수 없었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가파른 절벽을 끊임없이 부딪히는 파도를 구경하면서 걷느라 제대로 속도를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 오랜 가이드 경험으로 우리에게 팁을 줬던 요가의 말이 정확했다.


절벽 길을 따라 이동하는 중 한 곳이 담도 없이 뚫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문을 따라 나가자 바로 앞에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펼쳐졌다.


"여기서 울루와뚜 사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어, 안전장치가 없으니 조심해야 해."


안전장치 하나 없이 뻥 뚫린 작은 턱 위에 4~5명의 사람이 모여 사진을 찍기 바쁘다. 아무리 사진을 찍기 위해서이지만 안전장치 하나 없이 그래도 뚫려 있는 절벽 위에 저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있다니... 마치 스릴이라도 즐기듯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또 찍는 그들의 표정은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솔직히 겁이 날 수밖에 없는 장소랄까... 지금이야 아무 문제 없이 사진을 찍었지만 혹시나 갑자기 해안 절벽을 따라 강풍이라도 불었더라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상황이다.


나 역시 절벽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위험했던 행동이다.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안전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할 '포토존 (Photo Zone)'이다. 그렇게 해안 절벽을 따라 이동하며 끝없이 펼쳐진 발리의 바다와 하늘을 감상하고 또 감상하며 마침내 다른 절벽에 도착했다. 어디가 경계인지도 모를 만큼 푸른 하늘과 바다를 보고 있으니 지금껏 쌓였던 발리의 실망감이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안전바 하나 없는 절벽에 모인 사람들




발리의 바다를 담다


  울루와뚜 절벽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시간에 쫓겨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보단 한 곳에서 오래 머물며 충분히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울루와뚜에서 일몰까지 감상하기로 했다. 구름 뒤에 숨어 있던 해가 조금씩 바다를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푸르던 하늘이 차츰 붉은 빛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어느덧 푸른 바다와 붉은 하늘의 경계가 생겨났다.


'푸른 바다와 붉은 노을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던가?'


괜히 발리의 대표 명소가 아니다. 깨끗한 일몰을 볼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구름 사이로 비친 햇빛은 발리의 바다를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구름 사이로 내린 빛이 수면에 닿자 당장에라도 바다의 신이 바다 위로 나타날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너무도 행복했다. 이런 행복한 여행을 선물해준 울루와뚜 절벽은 내게 최고의 장소였다.


수면에 햇빛이 비치자 당장에라도 바다의 신이 나타날듯 하다.




울루와뚜 사원 위치 및 정보


- 위치 : Pecatu, South Kuta, Badung Regency, Bali, Indonesia

- 입장료 : 20,000 루피아 (한화 2000원)

- 샤룡 대여비 : 무료